‘클로이 애슈비(Chloë Ashby)’의 ‘컬러 오브 아트: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Colors of Art: The Story of Art in 80 Palettes)’는 색을 주제로 미술과 미술사를 담아낸 책이다.

표지

대게 작품을 구분한다고 하면 작풍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시기별로 잘라 나누기엔 같은 방식이 계속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같은 시기에도 여러 방식의 작품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흔히 듣는 것처럼 인상파니, 사실주의니, 추상화니 하는 대중적인 분류가 만들어졌고, 대부분 미술이나 미술사를 얘기한다고 하면 이 비교적 잘 알려진 분류에 따라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화풍이 아니라 색과 색조합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꽤 신선하다. 기존에 색에 대한 것을 전혀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이 책은 아예 핵심 화두로 올려 살피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시대 순으로 만들어졌던 작품들을 살펴보고, 거기에서 사용한 색 조합과 주요 색을 꼽은 후, 그 색을 사용한 이유와 색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나 작품 또는 작가와 관련된 일화라든가 작품 자체에 대한 분석 같은 것들로 각 작품에 대한 해설을 채웠다. 이로써 작품 소개와 당시에 대한 해설을 함께 하려는 셈이다.

색은 셀 수도 없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의외로 꽤나 유행을 잘 타는 것이기도 하다. 화려한 색감이 아름다워서, 강렬한 대비가 좋아서, 때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귀한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소위 값비싼 색이라서 그러기도 한다. 그래서 미술작품과 미술사를 색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것은 꽤나 적절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색을 주요 화두로 삼은만큼, 책 곳곳을 여러 색 조합을 나열한 팔레트로 구성한 것도 재미있는데, 작품에 사용한 정확한 색과 색 조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이라 할만한 색들을 잘 보여주며 각 색에 대한 CMYK와 RGB 값을 나타내어 그것들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게도 했다.

팔레트를 바꿔본다면 작품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