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한국사 역사인물 10인의 만남’은 역사를 이끌어 왔던 인물들의 삶을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본 책이다.

표지

책에는 조선 후기 정약용에서부터 근현대 권정생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를 관통하는 인물 총 10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것은 이 책은 그저 단순히 담아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가 있으며 그들의 관계는 어떤 만남으로 이뤄졌으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중심으로 얘기한다. 이게 전에는 몰랐거나 지나쳤던 면모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떻게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스승과 제자, 교우관계로 연결되거나, 같은 가르침을 통해 교류나 영향이 있었다는 점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점은 한 때 유행했던, 아는 사람을 건너 건너다 보면 겨우 몇단계만에 유명한 사람과도 이어진다고 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 책은 그걸 역사 인물들로 해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주요 인물들은 때로 직접적인 연결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연결이 되기도 한다. 책에는 이런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있는데, 이 잔가지같은 이야기들은 인물간의 연결성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또한 중심인물의 이야기를 보충하거나 강조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인물별로만 보면 주요한 이야기 몇개만 실려있을 뿐이나, 여러 인물들을 다루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마친 후에는 지도와 함께 주요 인물과 관계된 주요 시설물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책의 컨셉이 ‘만남’인 걸 생각하면 나름 의미있어 보였다. 우리가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 유적지나 박물관 등일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시선으로 본 인물평도 꽤 읽어볼 만하다.

보통 역사는 시간순으로 일어난 사건 위주로 살펴본다. 이 책에선 그걸 조금 바꿔 인물간의 만남과 관계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게 기존 방식으로는 지나치기 쉬웠던 면들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역사 인물들이 후대에 남긴 정신적인 유산의 흐름 같은 것 말이다.

역사란 사건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또한 사람의 이야기기도 하다는 걸 생각하면, 이렇게 사람 중심으로 다시 놓고 살펴보는 것은 꽤 의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