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만에 완성하는 나 혼자 콩테’는 초보를 위한 초상화 그리기의 기본을 담은 책이다.

표지

‘콩테(Conté)’는 흑연 또는 목탄을 가루로 갈아서 밀랍 또는 점토와 섞어 압축해 만든 그림도구로, 발명자인 ‘니콜라자크 콩테(Nicolas-Jacques Conté)’의 이름을 딴 것이다. 나폴레옹 전쟁 때 흑연이 모자라 점토를 섞어 사용한 것에서 유래한만큼 제작 단가가 싼게 장점이며, 스케치에 많이 사용한다.

흑연 또는 목탄을 써서 만들었다는 것에서 알겠지만 콩테도 기본적으로는 연필처럼 어두운 것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특별히 흰색 콩테를 이용해 검은 종이에 그리는 것을 다루고 있다. 이는 ‘빛을 그린다’는 서양화의 기본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습해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나로서는 ‘빛을 그린다’는 개념이 꽤나 신기했는데, 그걸 그대로 실습으로 옮겨와 검은 종이에 흰색 콩테로 그림을 그려보자고 하는 것도 독특하고 또 재미있어 보였다.

컴퓨터 사진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명암을 단계별로 분석하고 그에 따라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을 보이는 것은 꽤 괜찮았다. 7일 과정으로 만들어서 강습 내용은 길지 않지만 그 과정과 그에 대한 설명도 나름 잘 담은 듯하다.

7일 과정에서 미처 다 얘기하지 못한 것은 작품 제작과정의 예시 5개를 실어 추가로 담았는데, 점차 완성되어가는 그림을 보면서 어디를 어떻게 만져가는지, 그것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게 꽤 좋았다.

아쉬운 것은 일부 사진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거다. 그 중에는 충분히 다시 그릴 수 있었던 것도 있는데, 그런 것마저 그냥 저질로 실은 건 어째서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 작품 사진의 경우 일부러 문질러 부드럽게 표현한 건지, 초점이 제대로 안맞아 뿌옇게 찍힌건지 알 수 없기도 했다.

초보자가 실천하는 7일 과정을 제대로 담지 않은 것도 아쉽다. 초반의 일부만을 담고 바로 완성된 모습으로 넘어갔는데, 그 간극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정말로 경험없던 초보자가 그렇게 그려낸 것이라는 설명이 전혀 와닿지 않았다. 그 뒤의 ‘작품 제작과정’은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잘 담았는데, 초보자의 그림 완성 과정도 그렇게 담아내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초보자도 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을 갖게한다.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