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불시착’은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표지

이 소설에 붙은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수식어는 과연 얼마나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어디 한번 보겠다는 일종의 반항심 같은 것을 피어나게 한다.

현실을 꽤나 진하게 담아냈다고 하는 것들 중에서는 실제로 벌어졌던 상황과 사건을 부분부분 짜집기해 넣어두었을 뿐 막상 그렇게 만들어낸 조합은 작가의 지독하게 개인적인 말과 노골적인 의도에 오염된데다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선넘은 과장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었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작품 자체가 얼마나 현실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가 뿐 아니라, 어디 넌 어떤지 한번 보자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행이 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은 나름 적당한 선을 잘 지키고 있다. 소위 급발진이 없다는 말이다. 일부에는 마치 저자의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있는 듯 노골적으로 담겨있는 기조가 좀 불편하게도 다가오나 그런것도 딱히 어떤 치우침 없이 충분히 논리적인 사고의 연장에서 납득할만한 흐름과 결론으로 이어지기에 나쁘지 않다.

현실성을 위해 사실의 재현에 집착해 단지 현실의 것을 똑같이 배껴 집어넣기만 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거기서 핵심이 되는 것만 끄집어 낸 후 분명한 픽션으로 감싸 이야기로 써낸 것도 좋다. 그래서 수록작들은 (픽션감이 강해) 실제 일들을 다룬 것같은 사실성은 없으나, 자신이 또는 주변인이 겪었던 일들을 통해 빡쳤던 경험을 되새김하게 함으로써 진한 현실감을 불러일으킨다. 구성을 잘 한 셈이다.

서술적인 면에서도 실제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같은 세세한 묘사를 넣은게 좋았는데, 이것이 직장생활에 대한 현실감을 더 크게 느끼게 한다.

소설집은 단지 문제를 그려내기만 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울분을 통해내게 하거나 시원하게 되갚아 주기도 하면서 같은 문제를 겪었던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거나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 점에서는 꽤나 판타지스럽기도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