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마티 피쿠얌사(Matti Pikkujamsa)’와 심리치료사 ‘안티 얼바스티(Antti Ervasti)’가 만든 ‘컵오브테라피(CupOfTherapy)’는 힐링이 되는 그림과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표지

이 책은 이미 꽤 알려진 동명의 브랜드를 책으로 만든 것으로, 화장품이나 옷, 액세서리 등을 통해 보았을 그림과 짧막한 글을 함께 실은 일종의 그림책이다.

그림은 마치 판화를 연상케 할만큼 단순하면서도 특징적인데, 그만의 개성이 있어 매력적이다.

그림에는 한번쯤 생각을 해보게 하는 문구나 장면, 상황들이 담겨있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책에서는 거기에 짧막한 글을 더해서 그림만 담겨있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내용을 좀 더 풀어낸 느낌이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당장은 개개인의 마음이나 태도에 관한 것부터, 주변 사람과의 관계나 소통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에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주제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때로 끊임없이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보는가 하면 흔하게 남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과연 그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걸까. 혹자는 그런 관점이 있어야만 발전하고 나은 나가 될 수 있다고도 하는데, 어쩌면 나를 자 자신 그대로 받아들지 못하고, 남과 대립하고, 때론 사소한 것에 집착기도 하게 하는 그런 것들은 우리를 더욱 행복에서 멀어지게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렇게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을 언급함으로써 과연 무엇이 더 나은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회적인 이슈나 인생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이게 정말 맞는걸까 고민할만한 것들에 작은 조언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준다.

심리치료사가 만든 책이라 개중엔 이미 들어봤을만한 것들도 꽤 있다. 그래도 그 가치가 바래지는 것은 아니며, 그림과 함께 볼 수 있어 좋기도 하다.

다만, 그림의 문구는 번역하지 않고 영어 그대로 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제품에서도 동일한 그림을 쓰고있으니 어쩌면 프랜차이즈의 일관성을 위해 그대로 둔 것 같기도 하다만, 애초에 프랜차이즈라고 번역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히 그래야겠다더라도 각주 방식으로 하는 방법도 있는데 아예 안해버린 건 이해하기 어렵다. 그림이 단지 글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