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게티(Brad Getty)’의 ‘아빠는 오리지널 힙스터(Dads Are the Original Hipsters)’는 아빠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가득담긴 포토 에세이다.

표지

최근 문화현상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힙스터(Hipster)다. 원래는 재즈 쪽에서 사용했고, 단어 자체도 썩 좋지않은 의미(hip은 아편을 뜻하는 속어 hop에서 왔다)를 담고 있었지만, 지금에는 유행에서 벗어난 자기들만의 개별적인 코드를 갖고 있는 부류를 칭하는데 사용한다.

이들은 ‘개성’을 강조하는 만큼 얼핏보면 독특한 자기들만의 것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따져보면 다 어딘가에서 가져온 익숙한 것들이라 개성적인 척 하는 몰개성적인 애들이라고 까이기도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거라고 보면 되겠다.

힙스터라고? 앙? 니네 아빠들이 이미 다 했던 것들인데?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아빠들이 했던 것들이 자칭 힙스터들과는 다르게 얼마나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고 소화했으며, 그래서 개성적이고 매력적이었는지를 찬양한다.

그렇다. ‘힙스터 까기’는 사실 일종의 ‘밈’으로, 코미디 요소로 사용한 정도로 보면 된다. 진짜는 과거 아버지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그 때의 추억과 그들의 멋짐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잘 만든 편이다. 어찌보면 일상의 흔하고 사소할 수 있는 사진을 보고, 거기에 담긴 매력과 멋짐을 그야말로 뽑아내기 때문이다. 이게 힙스터 까기와 어울려서 조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기억속에 있던 아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묘한 추억에 잠기게 하기도 한다.

아쉬운 거라면, 역시, 문화가 다르다보니 공유할 수 있는 감성이 적다는 거다. 애초에 힙스터란 용어도 한국에선 ‘멋쟁이’로 쓰일 때가 많지 않던가. 힙스터 까기 역시 익숙한 감성은 아닌거다.

그래도 이 책의 한국 버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으로, 현대의 자칭 멋쟁이들의 자칭 스웩을 다시 살펴보면 그건 또 그것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

정말로, 안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