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싫다’는 묘한 사연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된 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그린 연작소설이다.

표지

소설이 펼쳐지게 된, 선생님의 사연을 알려주는 프롤로그가 꽤 무겁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언니와 언니의 마음을 알고 싶어 그 뒤를 따라 초등학교 교사가 된 사연을 얘기해주기 때문이다. 이건 이 후의 이야기들 속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조금은 차갑고 냉정하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참 묘한 캐릭터 만들기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결국엔 여러 면에서 좋았다.

먼저, 사건의 해결사로서 잘 어울렸다. 그녀는 프롤로그 이 후 총 5장에 걸쳐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개인적인 경험과 그로인해 강화됐던 그녀의 캐릭터성이 각 사건들에서 자잘한 단서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통해 추리하는 모습으로 연결되면서 탐정스러운 면을 꽤 그럴듯하게 보여준다.

그녀가 겪은 상실이나 마음의 상처 같은 것도 잘 표현되었다. 이것은 자연히 유사한 슬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것으로도 잘 이어졌으며, 그녀의 변화 역시 훨씬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야기도 잘 썼다. 각 장의 이야기는 조금 만화같은 면(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다만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라 어느정도 넘어가게도 되는데다, 담고있는 메시지도 좋다. 어떻게 보면 작은 소동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마치 범죄 미스터리처럼 미심쩍은 부분들을 흘리고 해소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야기의 마무리 역시 잘 했다. 소설 속에서 내내 묘사했던 점 때문에 더더욱 언니의 자살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제까지 쌓아온 캐릭터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참 잘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다정 뿐 아니라 거기서 이어지는 다감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전체적으로 미스터리 느낌으로 쓰긴 했지만, 이 소설이 결국 보여주는 것은 인간 드라마이고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사람간의 정이다. 그것을 억지스럽지 않게 잘 그려냈기 때문에 울컥 하면서도 따뜻한 무엇을 남긴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