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 그루에(Anna Grue)’의 ‘유다의 키스(Der Judaskysset)’는 ‘단 소메르달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표지

소위 ‘대머리 탐정’이라 불리는 ‘단 소메르달’이 이번에는 결혼 사기꾼을 쫓는다. 그것도 단독으로 사건을 위임받아서 말이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줄 때인 거다.

그러나, 그가 쫓는 이 결혼 사기꾼은 보통 영특한 놈이 아니다. 사기를 칠 때도 확실하게 준비를 하고 여인들이 빠져들 수 밖에 없게끔 함정을 파더니만 자취를 감출때도 꽤나 용의주도하다.

이야기는 그런 사기꾼을 단이 제대로 체포할 수 있을까 하는 것과 여자들이 쉽게 빠져들어버릴만큼 매력적인 이 남자가 어째서 그런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동시에 진행하며 풀어나간다. 거기에 절친인 ‘플레밍 토르프’ 수사관이 맡은 살인사건이라던가, ‘주님의 집’이라는 수상한 폐쇠적 종교단체 등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좀 재미있게 꼬여간다.

소설은 과연 북유럽 대표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라고 할만큼 재미있는 편이다. 여러가지 것들을 흥미롭게 잘 얽어서 그것들이 연결되며 풀어내지는 것을 보는 맛이 꽤 괜찮다.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가 나오는만큼 주요 등장인물들도 꽤 되는데 그들 각각에게도 나름 납득할만한 사연을 부여한데다, 사건 묘사나 이야기 전달력도 괜찮아서 꽤 흡입력이 있다.

그러나 그래봐야 결국엔 코지 미스터리라서 무게감이 없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특히 뒷 부분에서 단이 담판을 짓는 장면은 쓸데없이 평화로워 어색할 정도다. 나름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잘 부여했다고는 했으나 그게 반대로 지금의 행동과 어긋나는 모습도 있어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체적으로는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개중엔 일종의 막장 드라마 요소같이 쓸데없이 집어넣은 듯 느껴지는 것도 있다.

번역은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무리가 없고 인물들의 말투도 별로 어색하거나 하진 않아 전체적으로 양호하나, 중간중간 뭔 소린가 싶은 이상한 문장들이 있어 썩 만족스러지만은 않다.

분명 재밌게 볼만은 하나, 아쉬움도 남는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