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 선생님의 책가방고전 9번째 책인 ‘당태종전’은 황제의 저승 구경과 그를 통한 불교 교리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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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고전 중 하나긴 하지만, 이 소설 자체는 낯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잊히지 않고 이어져온 것 치고는 생각보다 많이 화자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굉장히 익숙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건 단지 소설 말미에 그 유명한 서유기의 내용이 포함되어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설의 각종 요소나 이야기의 흐름 등이 우리가 이미 익숙한 종교나 신화, 판타지 등에서 많이 보았던 것이라서 그런 것에 가깝다.

예를 들어, 태종이 사후세계에 갔다가 다시 현세로 오게된다는 얘기는 전형적인 사자의 부활과 틀이 같다. 현세로 돌아가는 도중에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준다는 것이나 그게 비록 사소해 보이지만 돌아가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는 점은 그리스신화의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일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수명책을 열어보고 그를 한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수정하는 장면 역시 다른 고전들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까지는 얘기하지 않고 단순히 고쳤다고만 하고 넘어가는데, 현대의 표기 방식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서 좀 이상하게 보인다. 별로 어려운 한자도 아닌데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넘어가는 게 어땠을까 싶다.

삼장법사와 손오공들의 모험은 이미 서유기로 유명하기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거다. 서유기의 전체 내용을 생각하면 ‘당태종전’은 서유기의 변형/축약한 소설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당태종전이 서유기와 다른 점은 당태종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가 지옥에 가서 보고 깨닫는 점을 보여주면서 불교 교리 전달이라는 측면을 더 강조했다는 거다.

그래서 이야기에 불교색이 짙긴 하나 딱히 그것 때문에 (종교색으로 인한) 거부감이 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거 불교국가였던 역사때문에 여전히 남아있는 불교적인 세계관(특히 저승)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당태종의 깨달음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도 불교적이라고만 하기에는 대중적이다. 아직까지도 적게나마 남아있는 소위 ‘선’이라는 것이 어디에서 유례된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