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유우(井上 悠宇)’의 ‘아무도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너에게(誰も死なないミステリーを君に)’는 미스터리의 공식처럼 당연한 죽음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다.

표지

컨셉부터가 미스터리로서는 조금 독특하다. 보통 미스터리는 사망사건이 일어나면 그 뒤에 숨겨진 것이 무엇인지를 파해치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사망사건’을 회피하는데 목적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막는다니, 신이 아니고서야 애초에 그게 가능이나 한 일일까.

그 점에서 이 소설은 조금은 판타지 또는 오컬트적인 면을 품고있다. 주인공 중 하나인 ‘토미 시오’가 자살이나 타살, 사고사 등 갑작스런 죽음을 보는 능력이 있는게 그거다. 이 능력은 단지 그 사실을 아는 것 뿐 아니라, 죽음이 얼마나 가까웠는지도 알 수 있어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짐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칫 단순해질 수도 있었다. 간단하게는, 되는대로 여러 시도를 해보고 죽음의 전조인 사선이 옅어지는지 진해지는지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어떤 죽음인지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과 이 능력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이용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서 의외로 긴장감 있는 미스터리를 잘 그려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주인공들의 능력이나 캐릭터를 알 수 있도록 짧막한 이야기로 시작한 것도 괜찮았고,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살짝 비틀어 오마쥬 한듯한 본편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또 그 뒤에 감춰진 이야기는 무엇일지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망사건이 일어나고 그를 파헤치는 기존의 미스터리에 비하면 역시 긴장감이 비교적 덜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던져놓은 떡밥과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꽤 흥미로워서 지루하다거나 하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다. 이야기가 짧고 진행이 꽤 빠른 편이라서 더 그렇다. 마무리도 잔잔한 미소를 주는 괜찮은 결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