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마 미야코(森山 京)’가 쓰고 ‘타카하시 카즈에(高橋 和枝)’가 그린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だれかさんのかばん)’는 의인화한 동물들을 등장시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표지

제목부터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과 이야기일 것이라고.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 책은 마치 원서를 그대로 한국어로 재현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책장도 오른쪽으로 넘기는 방식이고, 글도 세로 쓰기로 쓰여있다. 그래서 처음 잡았을 때는 조금 낯설기도 한데, 아마도 원작이 주는 느낌을 가능한 살리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모두 다섯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각각에는 서로 다른 동물 친구들이 등장해 서로 관계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담긴 이야기는 흔하다면 흔할법한 사소한 것들이지만, 왠지 모르게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하고 빛나던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안에는 귀여움이 있고, 편안함이 있으며, 말 그대로 ‘예쁘다’고 할만한 아기자기하고 빛나는 것들이 담겨있다.

그런점에서, 원제와는 다르지만, 한국어판 제목을 참 잘 정하지 않았나 싶다.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라는 말은 마지막에 실린 이야기인 ‘발소리’에서 그날따라 늦게 목련꽃을 보러 나갔던 토끼 할아버지가 어느 한 가족을 보고는 뱉었던 대사인데, 이 그림책을 보는 마음이 딱 그러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이라면 수록된 그림 대다수가 흑백이라는 것인데, 원래는 컬러였을 그림을 흑백으로 수록한 듯 보여 아쉬움이 남았다. 다만, 이는 한국어판의 문제가 아니다. 원서도 그러한데, 굳이 흑백으로 실을 이유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어판에서라도 컬러를 살릴 수 있었다면 좋았겠으나, 그건 과한 욕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