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게오르게(Nina George)’의 ‘꿈의 책(Das Traumbuch)’은 코마(coma)를 소재로 삶과 죽음, 사랑과 화해 등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소설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코마(coma)에 빠진 남자 헨리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총 46일간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저자는 그걸 각 인물의 시선으로 옮겨가며 기술했는데, 그를 통해 각자의 사연과 생각 등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참 기구하다. 이들에겐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상처같은 것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샘은 이제껏 한번도 아빠와 함께하지 못했으며, 에디는 연인에게 기껏 사랑을 고백하고나서 오히려 거부당해 헤어져 괴로운 날을 보내야 했다. 헨리에게 매인 게 있는 셈이다.

그래서 그게 이제는 좀 잦아질때 쯤 이런 일이 찾아온 게 에디에겐 마뜩잖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애증이 남았는지 아빠라며 찾아오는 샘이 눈에 밟혀 챙기고, 그에게 예전 자신이 알던 헨리의 얘기를 해주기도 한다. 그 후에도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면서 매였던 것들을 풀어나간다.

현실 외에도 꿈속의 이야기를 함께 하는 이 소설은 의외로 현실과 판타지의 격차가 꽤 큰 편이다. 현실에서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데, 꿈 속은 대체 어떤 세계인지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몽환적이어서다. 그래서 이 둘이 썩 잘 섞이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과연 꿈을 통해 보고 겪는 것들을 현실로까지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걸린다. 나라면 그저 꿈을 꾸었다고 하고 그칠 것 같아서다. 쉽게 공감이 안된다는 얘기다. 이렇다보니 사변소설이 아니라 대놓고 판타지였다면 차라리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샘도 좀 붕 뜬 느낌을 준다. 안그래도 현실의 다양한 것들을 색으로 느끼는 공감각자라 그 표현이 좀 멀게 느껴지는데, 혼자만의 세계에 있는 듯한 이야기도 뭔가 싶고, 매디를 대하는 것도 좀 뜬금없었다.

문장도 썩 잘 익히진 않는다. 당장 ‘감각 백치’가 대체 뭐냐; 꿈속 이야기들도 문화가 달라서인지 쉽게 와닿지 않고 몇몇은 난해하기까지 하다. 앞서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거기엔 이런 이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