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날’은 유아 유괴를 소재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보통 유아 유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유괴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유아 유괴가 어떤 조건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후 현금 요구와 아이 반환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보여줌으로써 유괴 범죄의 악독함을 알리고 그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하는데 목적을 둔다는 얘기다.

때로는 거기에 변주를 주어 부모가 아이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며 망가져가는 모습이나 끝끝내 목표를 이뤄 통쾌한 복수를 달성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범죄자에게 사연을 부여하여 다른 시점에서 봄으로써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유괴 문학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유괴나 그로부터 벌어진 일 그 자체보다는 거기에 관련된 가족들의 이야기에 좀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유괴 사건을 다룬 것인데도 제목이 ‘구원의 날’인 것도 그래서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적이다. 주인공 부부 뿐 아니라 서로 조금씩 다른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등장시켜 서로가 안고있는 상처와 그로인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서로가 어떻게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써 치유되는지도 나름 잘 보여준다.

소설 속 캐릭터들이 안고있는 상처들이 몇몇 상황에서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나, 그것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도록 한 것, 그리고 유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누구든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감정을 담아내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았다.

아쉬운 것은 사건의 전개 과정에 핍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상황이 너무 시기적절하게 딱 맞아떨어진다고나 할까. 우연의 중첩이 많은데다, 심지어 그를 위해 다소 무리한 설정까지해서 현심감이 떨어진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