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은 일기 쓰기에 대한 아이들의 심정을 잘 담은 책이다.

표지

일기는 하루에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이다. 보통은 중요한 일을 떠올리고, 그것을 단순히 기록할 뿐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에겐 일기 쓰기를 의무적으로 시키고, 그것을 검사하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 그 내용을 평가하기까지 한다.

그러다보니, 안그래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라 딱히 쓸 것도 없어 괴롭기만 한 일기 쓰기에, 더욱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일기를 왜 써야 하는가.

이러면 이래서 안된다, 저러면 저래서 안된다, 내 일기인데 솔직히 쓰지도 못하고, 심지어 내 비밀스런 이야기가 남에게 드러나버리는 이 아이러니함.

누구든 일기 검사를 받았던 사람이라면 이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을 안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떠오를만큼 아이들의 이야기와 일기에 얽힌 사연을 잘 풀어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가 할법한 고민에 대해서도 잘 다뤘다. 잘 다뤘다고 해도, 딱히 답은 없는 문제이기에, ‘그것에 대한 답은 이거다!’라고 얘기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정도로만 얘기할 뿐이다. 이것도 꽤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그렇기에 결말이 좀 아쉬웠다.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의 생각이 통하고, 껄끄러워하던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나쁜 마무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