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는 사형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작가가 처음 모티브를 얻고 구상을 시작했을 때로부터 수년이 흐른 후에 나오게 된 것인데도 놀랍도록 현재에 들어맞는 그런 이야기다. 최근의 거지같은 여러 사건들이 절로 사문화되어있는 사형제의 부활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런 시의성만 따라줬다면, 그저 유행에 따른 소설처럼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소설은 단지 사형제라는 큰 틀의 화두 하나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 당연히 얽혀있을 수 밖에 없는 정부와 그걸 꾸려나가는 정치인들의 이야기,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 등을 덧붙이고, 거기에 ‘마지막 식사’라는 살짝 가볍다고 해야하나 얼핏 엉뚱해 보이는 상상을 덧붙임으로써 소설적인 재미가 있도록 만들었기에 꽤나 볼만하다.

사형이라는 게 존재만하지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은지 오래 된만큼 어떤식으로 행해지는지 등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그 과정 등을 보여주는 것도 지식적으로 꽤 흥미로웠다.

이렇게 담담하게 사형수와 사형집행 이야기를 본 것은, 개인적으로 사형제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앞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감춰진 사연속에 담겨있는 인간 드라마 같은 것에 그렇게 감정이 동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렇기에 소설이 갖고있는 미스터리, 반전미 같은 게 약하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긴 분량이 아니기에 이야기가 너무 집약된 느낌도 있다.

흥미로운 소재를 나쁘지 않게 풀어내긴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밝혀지고 난 후가 감춰져 있을 때보다 아쉬운 느낌도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