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K의 미필적 고의’는 불친절하게 꼬인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이다.

표지

쉽지않은 소설집이다.

먼저 드는 생각은 ‘뭔소리야’라는 거다. 좀처럼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내용 자체가 그런면이 있기도 하지만, 특히 서술 방식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저자는 앤간해서는 수월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쉽게 드러내는 법이 없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꼭꼭 숨기고 꼬아놨다.

그래서 해석(해설)의 필요를 느낀다. 군데 군데 흩어진, 또 난해하게 뒤섞인 이야기와 문장들을 재구성하고 그 속에 숨은 진짜 이야기와 그 속에 담은 의미를 파헤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어째서 이렇게 불친절한 소설을 쓴 것인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썼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더 강조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의문이 들었던 내용이나 서술 방식 역시 그것들과 잘 어울려있어 오히려 감탄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알고서 보면 꽤나 계산적으로 구성해서 쓴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를 위해 의도적으로 꼬고 복잡하게 얽은만큼 그 대신에 순수하게 읽어나가는 재미라던가, 이야기에 절로 빠져드는 몰입감, 그리고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픽션으로서의 재미 같은 것들은 확실히 덜한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분명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서술 방식과 내용의 전달, 그 중 하나라도 좀 쉬웠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