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루에(Anna Ruhe)’가 쓰고 ‘클라우디아 칼스(Claudia Carls)’가 삽화를 더한 ‘오싹한 저택과 마법의 향기 1: 수상한 향기 약국(Die Duftapotheke 1: Ein Geheimnis liegt in der Luft)’는 향수를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사람들은 예전부터 특별한 물건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 수 있다는 상상을 해왔다. 그것은 보석처럼 그 자체로 희소한 소재일 수도 있고, 탈리스만처럼 누군가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만들어낸 물건일 수도, 심지어 특별하게 배열된 문자 조합처럼 무형의 것인 경우도 있다.

그것들 중에는 종종 특별한 사용법이나 자격을 요구하기도 하나 대부분은 그 자체로 힘을 가진 것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인류가 역사를 통해 만들어냈던 많은 실제 물건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것들은 그 자체에는 특정한 선이나 악같은 것이 담겨있지 않고 다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공통된 공감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시리즈가 주요 소재로 채택한 향기라는 것도 그런 전통적인 판타지 작법을 꽤나 잘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뜻밖의 우연으로 만나게 되는 소위 기연이나, 낯선 집에서 벌어지는 모험같은 것도 고전적인 모험 소설의 그것을 많이 연상케 한다.

이것들은 어떻게보면 한국 사람에게는 좀 낯설 수 있다. 제 아무리 아이들의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모험을 할만큼 커다란 자가 주택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드물기도 하거니와, 어려서부터 각팍한 현실에 치이다보니 애초에 모험이라는 것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어렸을 때 산을 오르고 마을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경험이 있는, 그래도 좀 나이있는 사람들에게 더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점이 있다. 그래서, 그런게 없는 아이들에겐 반쪽짜리 일 것 같다는 괜한 아쉬움도 느낀다.

대신 좀처럼 누리기 어려운 모험과 그를 통해 피어나는 친구와의 우정,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접한다는 판타지를 통해 흥미로운 모험을 상상해 볼 수는 있기에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