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게 숄(Inge Scholl)’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Die Weiße Rose)’은 나치에 저항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소설이다.

표지

실화소설이란 말 그대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말한다. 보통의 소설 중에서도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거나 모티브를 따온 것이야 많기는 하다만, 그런 것들과 달리 실화소설은 서술 방식이나 서술자의 첨언이 들어갈지언정 사실을 그대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유명한 역사적 사건을 담고 있기에 더 그렇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담담하게 사실 위주로 기록했으며, 상상으로 덧붙인 부분은 가능한 최소화한 느낌이다. 그래서 소설을 보기보다는 일종의 역사 기록을 훑어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독일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것이지만 보다보면 의외로 기시감이 드는 부분이 많다. 비록 그 상세는 조금 다를지언정 책 속에서 얘기하는 하나 하나의 사건이나 흐름 등은 한국 역사에서도 익숙하게 보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와 국가에 차이가 있는데도 놀랍도록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역사를 선례로서 답습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독재정권과 그에 저항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안타까운 희생 등은 그래서 쉽게 공감이 간다.

백장미로서 활동했던 사람들과 그들의 간략한 활동 내용, 그리고 최후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만큼 이 책에서 소설로서의 재미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사상적인 부분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지금은 비록 전시이거나 무력을 이용한 전제정치가 횡행하는 시대는 아니나, 자유인으로서 추구해야 할 것이라던가 국가나 국민으로서의 정치 같은 것들은 지금도 유효한 내용이 많아 볼만하다.

나름 유명한 책으로, 이 번역판이 나오기 전에도 이미 2차례에 걸쳐 번역서가 출간됐다고 한다. 하지만 잘못 번역된 부분이나 누락된 곳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들을 최대한 바로잡았다고 하니 이미 읽어본 사람도 다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1

번역은 전체적으로 잘 되어있어 읽는데 걸림이 없다. 다만, 소설로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경어체를 사용한 점이 좀 특이하다. 처음엔 회고록같은 느낌을 살리려 한 것인가 싶기도 했으나, 딱히 그렇게 쓰인 것도 아니어서 굳이 필요했나 싶다. 제목을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던) 기존 번역본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좀 의문이다. 가져온 제목이 딱히 내용과 잘 어울리는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이 역시 원제를 살려 그냥 ‘백장미’라 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이 책은 2012년 출간한 동 제목 책의 개정판이다. 기존 번역물에 대한 얘기는 2012년 초판 출간 당시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