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루엔 양(Gene Luen Yang)’의 ‘우리가 농구에 미치는 이유(Dragon Hoops)’는 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농구 이야기를 잘 담아낸 만화다.

표지

‘농구 만화’라고 하면 보통 잘 만들어진 가상의 드라마를 기대한다. 설사 어느정도는 개인의 경험이 들어있기는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일 뿐 대부분은 창작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만화는 좀 드문 선택을 했다. 만화적인 표현이나 연출을 위해 일부를 바꾸거나 지어내기도 했기만 그 내용 대부분이 창작보다는 실제 역사와 인터뷰에서 온 사실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만화는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선생으로써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 농구팀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의 농구팀 선수들과 그들이 경기를 해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경기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비율이 많지는 않으며 당연히 농구만화하면 절로 떠오르는 ‘슬램덩크’같은 만화처럼 화려한 플레이나 극적이고 감동적인 드라마 같은 걸 보여주지도 않는다. 만화 톤이나 연출도 다큐멘터리의 그것에 어울리게 전체적으로 차분한 편이라서 더 그렇다.

학교 농구팀과 그들의 경기를 다루는 중간 중간에 저자는 각 선수들에 관해 다룬다던가 농구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꽤 충실하게 담아냈다. 애초에 농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과정은 무엇이었는지나, 그 후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을 해왔고, 그 사이에 있었던 흑인과 백인간의 갈등이라던가 여자농구에 대한 시선 같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내용들은 농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여준다. 덕분에 이 만화는 단지 ‘비숍 오다우드 드래건스’라는 특정 팀의 역사와 이야기 뿐 아니라 농구의 역사까지도 아우르는 교양적인 만화가 되었다.

게다가 다큐멘터리와 같은 이야기와 톤, 교양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만화는 꽤 흡입력이 있고 또한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그건 그만큼 이 책이 농구의 매력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경기를 할 때의 달아오름, 졌을 때의 안타까움, 판정에 대한 불만이나 이겼을 때의 고양감 등도 모두 잘 보여준다.

단지 경기 뿐 아니라 그 뒤에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담아낸 것도 좋아서 한권으로 농구라는 스포츠이 대한 이해와 그 매력을 충분히 알게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