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 어딕션’은 마약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담은 책이다.

표지

마약이란 기본적으로는 마취작용을 가진 약을 말한다. 그래서 마약(痲藥)이다. 그 성질상 통증을 완화하고 진정 작용을 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의학적인 용도가 아닌 쾌락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성분들의 대다수가 강력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거다. 심지어 약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마저도 점차 둔해진다. 효과를 보려면 갈수록 많은 양을 더 자주 써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마약에 빠지면 재산은 물론 몸도 마음도 피폐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 중독성이 구매를 부르기 때문에 마약 거래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새로운 종류의 마약이 생겨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한국사람은 유독 없다. 한국에는 마약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원한다면 외국에서도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마약의 위험성을 확실히 알고 그에 대한 경계심을 키워, 스스로 조심하고 마약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런 내용을 책에 꽤 잘 담았다. 보면 마치 약물안전 예방교육을 활자로 정리해 담은 듯 한데, 실제로 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강의도 하고 있는 약사로서 했던 공부와 경험을 잘 살린 듯하다. 깊은 내용까지는 다루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부족한 면도 있다 싶기도 하지만, 덕분에 관련 지식이 없어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도 괜찮다.

다만 ‘마약 면역력’이라는 표현은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면역력이란 이미 몸안에 들어온 독소에 대한 저항력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어만 보면 마치 ‘마약을 먹어도 괜찮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냥 경계심이라고 해도 되는데 굳이 왜 면역력이라고 했는지 좀 의아했다.

‘마약’을 마치 ‘엄청 맛있고 좋은 것’을 나타내는 말처럼 쓰는 것에 우려를 표한 것에는 꽤 공감이 갔다. 실제로 나 역시 여러번 그런 표현들을 접하면서 마약에 대한 거부감은 줄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바 있기 때문이다. 어른도 이런데, 심지어 어린아이들이라면 어떻겠는가. 올바른 언어 습관이 예방교육을 위한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