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지구’는 환경을 주제로 한 SF 연작 소설이다.

표지

이 소설집에 담긴 4개의 단편들은 모두 별개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하지만,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공통된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이런 구성 덕분에 책 속 단편들이 좀 더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로 다른 소재와 이야기지만 공통된 배경과 주제를 얘기하는 것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단점은 관계가 강해진만큼 모순도 커진다는 거다. 같은 시간, 같은 행성에서의 일을 그렸다는 점 때문에 별 것 아닌 설정들도 서로 충돌해 전체적으로 어색하게 한다.

어디에서는 꼭 전지구적인 사막화가 일어난 것처럼 그렸는데 다른데서는 영화 워터월드(Waterworld, 1995)처럼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없어진 것처럼 그린다던가, 어디서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적응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다른데서는 적응할 수 없을만큼 변해버렸다고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더 이상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행성이 된 것처럼 얘기하는 게 있는가 하면 얼마든지 테라포밍이 가능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있는 것 등이 그렇다.

이렇다보니 이것들이 진짜로 똑같은 지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같은 설정에서 출발해 각지의 변화를 볼 수 있게 하는 것까지는 좋았다만, 그럴거였으면 처음부터 모든 이야기를 아우를 수 있는 지구를 분명하게 설정해두었어야 하련만, 이때는 이런 지구, 저때는 저런 지구를 얘기하니 혼란스럽다.

그래도 개별적인 이야기는 나름 나쁘지 않다. 지나치게 소수로 지구로 가는 것이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우주복을 너무 쉽게 내팽개치는 것 등은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그런 극적인 상황에서의 이야기를 그렸기에 변해버린 지구와 환경의 중요함도 더 잘 와닿는다.

주제를 잘 살린 소설집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