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리(ÉCRITS) 1호, 거울: 지금, 여기, 우리의 언어’는 언어에 관한 진지한 고찰을 담은 책이다.

표지

저자는 ‘언어’를 주제로, 믿음, 칭찬, 정의, 의미, 기준, 성격, 이유 등 여러가지 동사와 명사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간다.

어떤 책일지 궁금하다는 순수한 호기심에서 손댄 것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철학책일줄은 생각도 못했다.

본격적인 척학책이라는 말은 진지하게 임했기에 읽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얘기기도 하지만, 그런만큼 호불호도 크게 갈릴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취향에만 맞는다면 저자의 파고듦이 새삼 혀를 내두르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만 ‘굳이 그렇게까지?’싶은 생각도 들만하다.

언어를 언어로 풀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고찰이 어떻게 보면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어서다. ‘정의의 정의’라던가 ‘의미의 의미’, ‘의미의 의미의 의미’ 같은 것들이 그렇다.

하지만, 진지하게 고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인만큼 꽤나 그럴듯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내용이 많다. 이것은 어느정도는 저자의 말에 동의할 수 있겠기에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렇게까지 생각해본적이 없는 것이었기에 나오는 순수한 감탄이기도 하다.

말장난처럼 보일 때가 있을지언정 실제로 말장난을 하는 일은 없는 이 책은 어떻게보면 대학 리포트나 논문 같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중간중간에 라디오나 강의같은 상황극을 서술방식을 써서 그 정도를 좀 줄여준다.

전체적으로 논리의 전개가 꽤나 자연스러우며, 그를 통해 내리는 결론 역시 납득할만하다. 정리에 박수를 보낸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