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야마 마코토(高山 真)’의 ‘에고이스트(エゴイスト; egoist)’는 소수자의 상실과 위로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제목은 번역하면 ‘이기주의자’라는 말이다. 이기주의자는 이기주의를 주장하거나 그에 따르는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다시말해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사람을 말한다. 개인에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만, 이기주의자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과 다른 사람의 이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설사 그것이 보다 많은 이들을 위한 소위 공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이익 쪽을 선택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소설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연애 소설이기도 한데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단순하게는, 주인공인 ‘고스케’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류타’와 만나서 그와 하는 거의 대부분을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한다. 자신이 가진 어머니와의 일, 그 때문에 생긴 감정을 해소하고 충족하기 위해 류타를 이용하는거다.

그렇다고 그가 마치 숨쉬듯 그런 짓을 저지르거나 그러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밑바닥의 진심에는 그런 저의도 담겨있음을 잊지 않으려는 것에 가깝다.

그는 어떤 선택이나 무슨 제안을 하든, 설사 그것을 류타가 기꺼워하고 고마워할지라도, 그것은 단지 자신의 욕망을 위한 것이라고 끝없이 되새김질한다. 마치 목적은 이미 달성하였으니 그것이 어떤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괜찮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이기주의는 제3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본심을 굳이 숨기고 자칫 부정적일 수 있는 결과를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갑옷, 예방주사인 셈이다.

그렇게까지 한 그였기에 그것이 무엇으로 이어졌는지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받았을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자책, 후회, 슬픔 모든 것이 그렇다. 그와 그들의 관계를 이해해주는 사람과 그를 통해 얻게되는 위로 역시 그렇다.

그런 장면 중에는 일부 과장되어 보이는 점이 있기도 하나 전체적인 표현과 묘사가 좋아서 과잉되게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은 고스케와 류타의 이야기를 통해 소수자가 겪어야만 하는 차별과 배척, 사회적 약자가 감내해야만 하는 고통, 그것들 때문에 더 클 수밖에 없는 상실을 보여주며 그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촉구한다.

좀처럼 얻을 수 없던 것을 상실을 간직한 자들끼리서야 비로소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좀 아이러니 하면서도, 냉정한 현실을 꼬집는 것도 같다.

소설은 최근 동명의 영화(2023)로도 만들어졌는데, 두 사람의 사랑과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