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는 자기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창작동화다.

표지

소설은 꽤나 전래동화처럼 쓰여졌다. 호랑이와 산신령이라는 소재도 그렇고, 이야기를 전해주는 화자가 등장한다는 구성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소설은 아기 백호가 인간세상에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어쩌다가 인간세상에 오게 되었는지를 그린 다소 맥거핀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자라면서 겪게되는 일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 등을 일련의 흐름이 있으면서도 개별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늘어놓았다.

각각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개성적이기도 하지만 보다보면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 느낌도 드는데, 이는 백호인 ‘허산’을 만난 인물들이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냈다가 그가 떠나고 난 후에는 언제 그랬었냐는듯이 오히려 더 안좋아져 몰락해버린다는 동일한 구성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를 조금은 부정적인 존재1처럼 느껴지게도 만든다.

하지만, 사실 그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다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고있으며 그렇기에 그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권했을 뿐이다. 그들은 그와 함께 있을 때에는 그에게 감화되어 충실히 그럴 수 있었으나, 그가 떠나고 난 후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 몰락을 자초한다.

매번 백호가 하는 이야기와 그들의 흥망을 통해 작가는 꽤나 노골적으로 메시지를 던진다. 대체 누가 너에 대해서 너보다 더 잘 알겠느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의 진정한 바람을 찾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라고.

소설에서는 그걸 각각의 흥망을 통해 단적으로 보여줬지만, 꼭 그게 성공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했을 마지막 순간에 보여준 백호 허산의 선택이 그것을 분명히 한다.

왜 현대인들은 행복하지를 못하는가. 그 이유는 어쩌면 단순한 게 아닐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이름 때문에 좀 아이러니하지만 소위 ‘복신’들이 이런 성향이 있다. 있는 동안엔 복을 주지만 떠나게 되거든 그간의 복도 사라진달까, 복을 받았던 반작용으로 그만큼의 망으로 되돌려 받게 된달까. 이런 재앙같은 면모는 소설 ‘향수(Das Parfum)’의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를 연상케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