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의 시간 여행’은 공학에 관한 이야기들을 소설처럼 풀어낸 책이다.

표지

‘소설’이라고 안하고 ‘소설처럼 풀어냈다’고 한 건 형식은 소설같지만 실제로는 공학 에세이에 더 가까워서다. 저자는 자신이 실제로 참여하기도 했던 자율주행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면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곁들여 로봇과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를 나름 잘 담아냈다.

책은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관련된 이야기를 공학자가 아이에게 설명하고 또 묻고 답하고 하면서 좀 더 깊게 다루는 식으로 왔다갔다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도 배분이 꽤 적절하다. 덕분에 소설이라는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공학에 관한 이야기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만, 듣는 대상자가 아이이기도 하고 일단은 소설이란 형태를 파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깊은 내용까지는 다루지 않아 조금은 겉핥기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해당 분야의 선도자인데 좀 아쉽기도 하다.

공학 이야기를 소설이란 형식으로 풀어낸 것은 꽤 긍정적이다. 그저 다른 에세이와는 다른 모양을 낸 것 뿐이 아니라 실제로도 책을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하기 때문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아직은 픽션에 불과한 소재를 사용한 것도, 인공지능의 발전사를 돌아보는 것은 물론 미래에는 어떻게 발전될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게 해주므로 적절한 이용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시간여행이 단지 그런 용도로만 이용하고 마는 것은 아쉽다.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이야기할 수 있게 하기위해 좀 어거지로 갖다붙인 것 같았달까. 제목과는 달리 시간여행은 별로 비중이 있지도 않았다. 그 외에도 명백한 차이가 있을만한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던가 하는 등 소설로서는 허술한 점도 꽤 많이 보인다. 역시 공학 에세이로서의 깊이와 소설로서의 완성도를 모두 잡는다는 것은 결고 쉽지 않았던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다면, 특히 점차 현실화되고있는 자동주행 자동차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번 가볍게 읽기 좋다. 저연령 층에게 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