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으로 무인도 탈출하기’는 무인도에서의 생존과 탈출을 테마로 파이썬의 기초를 담은 프로그래밍 교육 책이다.

표지

파이썬(Python)은 인터프리터 방식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다. 당초 이 언어를 만든 귀도(Guido van Rossum)는 연구실이 닫혀있어 심심해서 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언어의 기본이 잘 갖추어져있는데다 문법이 쉽고 응용력도 좋아서 지금은 교육용은 물론 현업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파이썬의 기초를 알기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나누어 설명한 책이다. 순서대로 단순 출력에서부터 변수, 리스트처럼 언어를 쓰는데 기본이 되는 것을 얘기하고 그 후엔 조건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다른 수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문이나 반복문까지 다룬다.

그렇게 기초에 대해 설명한 다음에는 파이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모듈에 대해 얘기하는데, 몇가지 모듈을 소개하고 그걸 이용해 작은 것부터 점차 큰 코드를 만들어 가도록 구성을 나름 잘 했다. 뒷부분에서는 일종의 게임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를 위해 작성한 코드가 겨우 몇 줄 안된다는 걸 생각하면 파이썬이 얼마나 쉬운 언어인지 다시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이 책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을 다루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마이크로비트라는 외부 모듈과 연동하는 방법도 다루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마이크로비트를 위한 파이썬 모듈도 다른 파이썬 코드처럼 간단하게 만들어져 있어 손쉽게 여러가지 것들을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비트와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는 배를 만드는 것도 볼만했다.

브레드보드와 이를 이용해 납땜없이 회로를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므로, 이를 변형하여 다른 기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아쉬운 것은 파이썬 교습 내용과 무인도 탈출이라는 테마가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거다. 어떤 건 굳이 파이썬이 없어도 되고, 또 어떤 건 파이썬으로 한 코드가 무인도 생활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많아서 좀 억지로 이어 붙였다는 느낌도 들게 했다.

기왕에 파이썬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로봇을 등장시켰으니 이 녀석에게 여러가지 기능을 더하거나 복잡한 알고리즘을 넣어주어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좀 더 현실과 연결되는 내용이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그런 내용이 책을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하는 건 사실이어서 파이썬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