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맹지 탈출’은 맹지의 구분과 맹지에서의 탈출법을 담은 책이다.

표지

맹지(盲地)란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땅을 말하는 부동산 용어다. 쉽게 말해 접근할 수 없는 땅이라는 얘기다. 그런 땅이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주변 지형지물에 따라서 맹지는 손쉽게 만들어지곤 한다.

문제는 이 맹지엔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다는 것이다. 그래서 땅을 살 때는 맹지인지를 잘 따져야 하며, 만약 맹지라면 어떻게하면 그로부터 탈출해 건축허가를 받아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 두가지를 꽤 성실히 담고있다. 지적도, 건축법, 개발관련법, 감정평가서 등에 따른 맹지의 개념과 각각에서 예외가 되는 경우, 그리고 그를 이용해 맹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잘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좀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만화로 만들었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워낙에 어려운 내용이다보니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그건 애초에 맹지가 어려운게 설명 방식때문이 아니라, 관련 법과 예외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요약할 수 있는 부류의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하지만 강의도 그림으로 그려가며 해주면 더 이해가 잘 되는 법, 실제로 이 책도 그런 효과가 있다. 부동산 만화라는게 익숙지 않아 처음엔 어색하던 것도, 맹지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자연히 땅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두고 얘기하게 되므로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만화의 질 자체는 그리 좋지 않다는 거다. 컷 분할에서부터 대사 처리, 캐릭터까지 모두 아쉽다. 이는 이 책이 마치 교수의 1:1 강의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다. 거의 교과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림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은 내용과 큰 상관이 없어서 때로는 만화가 아니라 일반 책을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대신 그만큼 내용만은 충실히 잘 담았다. 차분히 읽어보면 맹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게 설명도 잘 했고, 그걸 정리한 것이나 판례를 함께 실어 실제 사례를 살펴볼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살펴보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