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스코토라인(Lisa Scottoline)’의 ‘15분마다(Every Fifteen Minutes)’는 정신병을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소설에는 크게 두가지 정신병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하나는 소위 연쇄살인마의 소양처럼 유명해진 소시오패스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정신과 육체적인 행동 양상이 겉으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강박증이다.

소설은 이 현대의 가장 유명한것들 중 하나인 정신병들을 실로 잘 이용했다. 양면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 그런 성향을 가진 배후 인물이 누군지 숨길 뿐더러,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인해 어디로 튈줄 모르는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손쉬운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역할까지 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사용한 위치도 적절해서 그 자체도 흥미롭고 이야기 역시 궁금하게 만드는데, 전개도 딱히 느슨해지는 구간이 없어 전체적으로 흡입력있고 재미있다.

주인공을 정신과 의사로 설정하고 병세에 대해 풀어내는 것도 지루하지않게 잘 했는데, 그건 그가 일하는 정신병동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둠으로써 정신병 환자나 환자와의 상담 등이 빈번한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후 인물인 소시오패스를 초반부터 등장시켰지만 막상 별 영양가있는 얘기는 없어 누구든 그런 인물일 수 있게 만든 것이 모든 등장인물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하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의심가는 인물 중엔 심지어 주인공도 끼어 있어서 중후반까지는 정말 갖은 상상을 다 해보게 만들고 그게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소시오패스를 너무 폭넓게 설정한지라 오히려 누구였대도 놀랍지 않게 만들어 밝혀졌을 때의 충격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과, 후반으로 가며 너무 노골적으로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게 하는 힌트를 던지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이 있게 한 인물상과 그에 이르른 서사가 너무 얄팍하다는 거다. 오죽하면 소시오패스가 과연 그런 일로 움직일까 싶은 의문까지 들기도 했으니까.

이상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이라는 듯 영웅성을 띤 주인공의 캐릭터성과 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꽤나 스펙타클하고 흥미로웠던 것과는 달리 초반부터 등장시킨 범인의 서사가 썩 매력이 없다는 것은 끝내 아쉽다. 범인이 다소 당황스러울만큼 황당하게 드러나는데다, 그 후에 벌이는 행동도 실로 애새끼같다 할만큼 나름 매력적이었던 이면의 캐릭터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모습과 완성도로 나타나기에 더 그렇다. 반전이 쫌 반전을 위한 반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다.

그래서, 차라리 소시오패스 부분은 빼고 주인공의 것만을 유일한 시점으로 한 일종의 활극으로 그렸다면 더 나았을거란 생각도 든다.

범인 외에도 후반부에 갑자기 바뀌는 인물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범인과 마찬가지로 왜 그렇게 바뀐 것인지가 잘 와닿지 않는 문제가 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듯 갑작스레 이제까지의 사고나 행동과는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 캐릭터 붕괴를 일으키는 듯 느껴지기도 하기에 이야기가 재미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뒷맛이 남는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