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홈즈(Linda Holmes)’의 ‘에비 드레이크, 다시 시작하다(Evvie Drake Starts Over)’는 한 여성의 성장과 새출발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행복하지 않은 결혼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한 여성이 다시 자신을 찾고 새출발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소재와 주제부터가 다분히 페미니즘적이어 보인다.

소재와 주제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이야기에도 상당히 그러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나 남편이라던지,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 같은 것도 그렇고, 사회가 기대하는 모종의 역할이나 기대 같은 것에 치인다거나, 그러한 것들에 주눅이 들어 자기 자신을 잃고 주변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걸 넘어 자책에까지 이르기도 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들만 강조하여 단순히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좀 더 광범위하게 자기 찾기에 대해 그린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소설에서 그리는 여러 상황들, 에비의 감정들은 그렇게 강하게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사회 상황이나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 성향이 에비의 그것과 그리 유사하지 않아서 더 그랬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그린 장면도 많아서 전체적으로 꽤 공감할 만하다. 특히 어른의 불완전함과 성장과 자립을 그린 부분이 그렇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은 나이를 먹을 수록 조금 다르게 들릴때가 많다. 얼마든지 젊게 살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아직 채 다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낄때도 많아서다. 그래도, 딱히 변화하지 않는 건 그대로 적응해서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에비의 이야기는 그런 어른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