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은 누구든 한번쯤은 해보았을 소위 정의구현을 그럴듯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천벌’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속여도 하늘은 속일 수 없으니 결단코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힘없는 자들에겐 희망과도 같은, 그러나 힘있는 자들에겐 허황된 헛소리에 불과한, 그래서 꼭 그렇게 되라며 마치 저주처럼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가 쌓이고, 개개인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는 천벌 따위는 없다는 것을 대부분이 인정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신은 없거나, 있더라도 악하거나, 선을 행할 의지가 없는 존재라고 할까.

그럼 악행에 치이기만 하는 약자들에게 남은 건 오로지 착취 뿐일까. 스스로 거칠게 떨치고 일어나 그들에게 일격을 가할 수는 없을까.

이 소설은 그런 일면을 보여줌으로써 약간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저자는 생각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고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사회 소설에 소질이 있다. 집행관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함으로써 좀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하면서도, 너무 그 쪽으로만 치우친 이야기를 하지도 않아 은근히 현실감도 살아있다.

‘그게 가능해?’ 싶을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내는가 하면 대체 왜 그런 단서를 남겼나 싶은 이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얼핏 소설상의 허술한 점처럼 보이기도 하나 이유를 만들자면 못할 것도 없고 이들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기도 해서 묘하게 잘 버무려진 느낌이다.

단지 사회 고발적인 성격과 대리만족만이 있는게 아니라 집행관들의 정체나 조직의 전모 같은 것의 미스터리적 요소도 나름 잘 살렸다. 덕분에 후반부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다.

다만, 자칫 지나치게 잔인해질까 싶어 집행에 대한 묘사를 단순화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겨우 몇만을 급하게 조지고 가서 그런것인지 묘하게 시원한 한방까지는 느껴지지 않아 뭔가 좀 아쉽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