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뒷면에 출구’는 흥미로운 세계와 이야기를 보여주는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표지

이 판타지 소설은 조금 적응이 필요하다. 이미 익숙한 시대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거의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엄밀히 말해서 기존의 인간사회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런 사회를 그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요소에 따른 구분이라던가, 그로부터 비롯된 차별과 불평등이 뿌리내린 모습,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나 바꿔보려는 것 등은 다분히 익숙하고 현실에서 비롯한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현대적인 배경과 마법을 섞어놓고 그로인해 조금씩 묘하게 달라진 것들이 등장시킨 후 그것들을 생소한 언어로 일컫는데, 단지 단어만 새로울 뿐 아니라 발음도 그러해서 물건의 형상 등도 쉽게 상상할 수 없게해 전체적으로 세계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처음엔 용어들의 등장을 따라가고 세계관을 짜맞추면서 모습을 상상하는데 조금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가 그것들은 이야기와 함께 조금씩 풀려나오긴 한다. 게다가 다행히도 풀려나오는 이야기가 꽤 볼만하다. 등장인물들이 지 맘대로 행동해도 그걸 좀 지나치게 용인하는 면이 있어 좀 맥히는 면이 있기는 하다만, 여러 인물들이 얽히는 것이나 각자의 배경을 보는 것도 나름 한 재미고, 그런 이들이 관계하며 어떤 전개로 이어질지도 나름 흥미롭다.

무려 7부로 기획된 시리즈의 1부라서 그런지 떡밥을 뿌리는 듯한 모습도 보이는데, 이것이 다음에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풀려질지도 궁금하게 한다.

보통의 판타지 장르소설과 달리 딱히 속시원한 전개나 활약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이는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나름의 깊이가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 앞으로를 더 지켜봐야하겠으나, 너무 가벼운 활극을 기대하는 것만 아니라면 충분히 재밌게 볼 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