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가족’은 길고양이와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표지

쫒기듯 안녕빌라로 온 나동지에게 갑작스레 내밀어진 고양이 장례식 초대. 게다가 돈까지 내라고? 부조금이라고는 하지만, 그걸 어디에 쓴다는 걸까. 이건 혹시 말로만 듣던 삥뜯기? 게다가 길고양이 문제로 시끄럽게 부딛히는 앞집 104호 할머니까지. 동지는 정신이 없다.

길고양이 장례식이라는 재밌는 상상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친구와의 일과 이웃과의 다툼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거기에는 공통적으로 길고양이 문제가 있다.

작가는 조금 과장된듯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조금은 답답하고 짜증도 불러일으키는 전개를 보이며, 또 한편으로는 이들을 은근히 한쪽으로 치우쳐보이게 해 갈등을 고조시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어느정도 부풀어 올랐을 때 살짝 반전을 주면서 이야기를 해소하는데, 이게 어거지처럼 보이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이야기를 굉장히 잘 이었다.

그러면서 그 안에 길고양이 문제도 잘 녹여냈다. 무조건 동물복지 같은걸 거론하면서 돌봐주어야 한다고 치우친 얘기를 하지 않는 것도 좋았는데, 길고양이로 인해 생기는 소음이나 위생 같은 문제도 언급하고 그러면서도 같은 사는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이야기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와닿았던 것 같다. 거기에 주인공인 아이들의 역할이 컸음은 말할 것도 없고.

물론, 여기엔 약간 판타지가 섞여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나름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문제와 나아갈 방향 등을 모두 잘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