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은 한 신비한 서점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원래 이 이야기는, 이런 소설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오디오북을 위한 컨텐츠로서 일종의 잔혹동화에 가까운 컨셉이었는데, 그게 인기를 끌었다보니 역으로 전자책으로 소설화가 되고, 이렇게 종이책으로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소설화된 환상서점은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오디북과는 조금 다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잔혹동화에 가까운 원래의 컨셉은 말하자면 액자식 이야기만 있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걸 그대로 소설화했다면, 이솝우화같은 일종의 단편모음집이 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단순한 것 대신에 환상서점이라는 무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서사를 강화하여 완전히 소설화하는 걸 택했다. 그에따라 원작에서 가져온 이야기들도 조금씩 변형되었으며 그를통해 등장인물 각각의 면면은 물론 소설의 세계관도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했다.

서점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민담이나 전래동화 등을 소재로한 것인만큼 한국 신화의 특색을 꽤 많이 갖추고 있다. 관련 신화를 알고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변형해 사용했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다.

소설화를 하면서 바꾸거나 덧붙인 부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어째서 꼭 이야기를 들려주는 흐름으로 가야만 하는지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소설과 소설 속 이야기가 서로 강한 연결성을 보이기 때문에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으며, 중간에 설정 오류처럼 보이는 것도 이 소설이 판타지이고 등장인물들도 그 쪽에 가까운 자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적당히 넘어가줄 만하다. 현실의 이야기와 판타지 역시 꽤 적당히 섞어낸 편이다.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만들 때는 요약 또는 완독을 통해 최대한 원작을 담으려고 하고 독자 역시 그걸 기대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반대로 오디오북을 소설로 만든 것이라서 그런지,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원작과는 꽤 많이 달라지긴 했다. 그러나, 이 다름이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다. 이미 오디오북을 접한 사람도 소설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며, 반대로 소설을 접한 사람에겐 오디오북도 궁금하게 하기에 결과론적으론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