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이야기’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 7개를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표지

참 묘한 소설집이다. 소설가가 아닌 시인이 쓴 소설집이라는 것도 그렇고, 우울한 현실의 모습들을 담은 것 같은 이야기에 ‘환상 이야기’라고 이름 붙인 것도 그렇다.

그건 심지어 각 이야기의 전개도 그렇다.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만한 더러운 사회의 일면을 그린것이 마치 사회소설처럼 보이는데, 막상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그 틀에서 벗어나고, 끝에 가서는 처음에 생각했던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전혀 다른 결말에 이르른다.

소설가가 아니라 시인이 쓴 글이라서일까. 묘하게 찜찜하기도 한 결말은 뭔가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 생각해보게 된다. 작가가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하려는 말이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모호한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맞는 작은 위로로 볼 수도 있고, 현실도피처럼 자기만의 환상으로 도망치는 것으로도, 또는 기대하고 있는 미래로의 어떤 희망같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계속 보다보면 작가가 말하는 환상이란 적어도 부정적인 것은 아님을 짐작케 하는 순간도 많기는 하다. 하지만, 글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결국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