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무르나우(María Murnau)’가 쓰고 ‘엘렌 소티요(Helen Sotillo)’가 그린 ‘언니, 페미니즘이 뭐야?(Feminismo ilustrado)’는 청소년을 위한 페미니즘 강연을 담은 책이다.

표지

책은 가장 기본적인 의문, 즉, 정말로 남녀는 불평등한가, 그렇다면 그런 불평등한 예는 뭐가 있는가, 그런 불평등은 언제부터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가 하는 등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 사회적 남녀 성역할 같은 것들 말이다.

이것들이 어떻게 남녀 불평등으로 이어지는지를 마치 바로 앞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써내려 갔는데, 보다보면 주변에서 많이 들어본 얘기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각각에대해 좀 더 아는데 도움을 준다.

또 겉으로는 아닌 것 같은 몇몇 행동들이 왜 안좋은 것이며 어떤 남녀차별적인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지도 얘기한다. 신남성우월주의 같은 것 말이다. 이런 것들도 꽤 주목할만해 보였다.

페미니즘이 비록 ‘여성(Female)’에서 비롯된 말이기는 하나, 이 사상 자체가 여성우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실히 한다. 그래서 단순히 남성에 의한 여성 차별 뿐 아니라 성소수자나 자아에 대한 것들도 함께 얘기한다. 차별과 연관이 있기도 해서 모두 한번씩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었다. 외국 사례만 얘기하는게 아니라 한국 얘기를 덧붙인 것도 좋았다.

책은 전체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해 잘 정리한 편이다. 가끔은 조금 잘못된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올바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 알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다만, 책 내용이 모두 납득이 가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건 실제와 다르거나 충돌하는 것도 있고, 또 어떤건 지나치게 과장되게 해석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모든 걸 다 여성와 성소수자들을 억압하기 위한 말과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게? 실제로 그렇게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강조를 위해 조금은 치우쳐 보이는 입장을 취한 것도 있었겠으나, 모두의 평등을 얘기하는 만큼 중립적인 입장에서 얘기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