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파이터 2: 로봇 배틀 시험’은 인공지능 로봇 배틀을 소재로 한 학습만화다.

표지

전권이 갑작스런 지점에서 애매한 연출로 끝났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면서 또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대결이 마무리 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후에도 과학인재를 키우는 학교라기엔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배틀 하나에만 몰빵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게 주인공들이 있는 곳이 일종의 과학교라는 것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배틀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또한 전개가 단순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1권에서는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학교로 오게되는 과정이나 입학시험이 있었기에 좀 나았는데, 2권에서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기만 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아이들이 여러 과목에서 공학지식을 배우고 그걸 으용해 로봇을 개량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았으련만. 그러지않고 이렇게까지 배틀의 비중을 높일거였으면 애초에 공학이 아니라 파이터 양성학교로 설정하던가.

더 문제는 그렇게 많은 분량을 들였으면서도 배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거다. 학생 수에 비해 너무 소수만을 등장시켜서, 극히 일부 대결만을 보여주는 게 문제다. 전체 경기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주인공과 주요 캐릭터들의 경기 정도는 모두 담아서 결승까지 가는 전체 흐름 정도는 보이도록 해야하는데, 중간을 너무 다 잘라버려서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버렸다.

그나마 보여주는 것들조차 어색해서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4강에 누가 남았는지를 얘기하는 장면이 그렇다. 태국 선수와 호주 선수가 마지막으로 싸웠다고 했으면 그들이 경기는 어땠고 누가 올라갔는지를 얘기해야하지 않나. 그런데 그건 제껴놓고 전혀 다른 네명이 4강전에 올라갔다고 정리해버리니 뜬금없기가 그지없다.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나카타나 선생이라면서 거기에 휘둘리기만 하는 터미네이터도 좀 어이가 없었다.

그나마 새로운 캐릭터들도 나오고, 태극혼에 쓰인 태극엔진과 그 뒤에 숨은 비밀같은 것을 내비치면서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려고 한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장점으로 두드러지기엔 배틀의 비중이 너무 높았고, 그 사이에 너무 살짝식만 건드리고 넘어가기만 해서 이야기를 풀어냈다기보다는 설정을 던져두는 느낌이 더 강했다.

중간 중간 나오는 ‘지식 레벨업’도 좀 아쉬웠는데, 앞서 본문에서 다뤘던 것 중 가장 궁금해할만한 걸 다룬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봇 수술보다는 생체 모방 기술이, 빅데이터보다는 직전에 활약을 했던 자기장 방어막이나 공진파 공격의 과학적 분석이 더 보고싶지 않나?

기왕 만화를 통해 과학에 흥미를 갖게 만든 책이니,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보충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