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찾아서’는 한 소년의 고뇌와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제목에서부터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Demian)’을 언급한 만큼, 이 소설은 상당 부분에서 데미안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많다.

이건 자칫하면 단점이 될 수도 있는게, 소위 ‘아류작’으로 폄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작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많을 수록 이 문제는 더욱 커진다. 그런 점에서 현대를 배경으로하고 한국이란 지역색을 살려 원작과 차이를 벌린 것은 꽤 잘 했다.

이것은 또한 주인공의 방황과 성장에 좀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도 해보았을법한 경험과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진 원작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소설 자체의 공감점이 높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때때로 나이를 다시 뒤져보게 할만큼 지나치게(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성숙하고, 대사나 이야기도 역시 마치 고전을 보는 듯 올드해서 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같지 않다. 이것은 자연히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거나 이야기에 쉽게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마치 고전을 보는 것 같은 것은 단지 내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문장 역시 그렇다. 그래서 쉽게 읽히지도 않는다. 이야기가 이야기라 그 자체로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더 그렇다.

거기엔 의외의 오타도 한 몫 한다. 단순히 맞춤법을 틀린 게 아니라 뭘 말하려는 건지를 헷갈리게 하는 오타들이 여럿 나오는데 그게 시시때때로 멈춰서 문장을 다시 읽고 뭐라고 하려고 했던 건지 다시 생각하게 해서 흐름을 끊는다.

완성도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