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오(Ellen Oh)’의 ‘김주니를 찾아서(Finding Junie Kim)’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이산문학이다.

표지

이산문학이란, 민족 국가를 벗어난 이주자의 삶과 정체성 등을 그린 문학을 말한다. 그러니까, 교포들의 입장과 이야기 따위를 그린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산문학의 상당수는 청년,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다. 그에 해당하는 교포 1.5세, 교포 2세는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랐거나 심지어는 거기서 태어난 경우도 있어서, 자신의 민족적 뿌리를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전혀 알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민족적인 차별 등을 당하며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 소설의 ‘김주니’도 딱 그렇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며, 미국인으로서 자란, 말하자면 순도 100% 미국인이지만, 하! 어린 애들의 끔찍함이란. 조그만 차이도 흉악한 무언가로 바꾸는 대단한 능력에 휩쓸려 등교거부 뿐 아니라 자살까지 저지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 주니가 개인적으론 물론 가족 상황에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에 살짝 의존하게 되면서 자신이 있게 된 역사라 할 수 있는 일들을 알게되고 그를 통해 현재에도 유효한 깨달음을 얻으며 변화되는 모습을 그린 건 꽤나 훌륭하다.

한국의 역사적 사실을 되돌아 보는 것 뿐 아니라, 그를 통해 현재 현재 세대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상황을 타파해나가는 것까지를 꽤나 잘 연결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기 위해 소비되는 게 아니게 됐고, 과거 역시 그저 그랬다며 들춰내는 식으로 억지로 끼워넣는 모양새가 아니라 현재와 과거가 서로 잘 맞물리며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짜여져서, 무엇보다 김주니로 시작한 이야기가 김주니의 것으로 제대로 끝나게 되서 구성이 상당히 잘 되었다고 느끼게 한다.

이런 문학이 자칫 저지르기 쉬운, 막상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인 현재 이야기를 소홀히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과 완결성을 높인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것이 현재도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고, 그런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