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상담실’은 연애 문제에 대한 고민을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다.

표지

‘구미호 식당’ 시리즈로 유명한 저자는 그간의 저서 경험을 통해 자기만의 소설풍을 나름 구축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 장점은 이 소설에서도 드러나는데, 그 하나가 일상과 밀접한 특정 감정을 판타지를 엮어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거다. 여자친구가 갖고 싶어했던 빨간 구두, 생각해보면 좀 무서울만큼 시기 적절하게 날아오는 낚시성 문자, 다소 호러스러운 구두에 얽힌 귀신 이야기, 기묘한 행동을 벌이는 새로운 인물 등 별로 상관 없을 것 같으면서도 꽤 긴밀한 연관이 있는 요소들이 이야기에 잘 어우러져 있어서 흥미를 돋군다.

1인칭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꽤 흡입력도 있다.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중간 중간 ‘어?’하는 부분들들 마주치게도 되는데, 그것들을 뒤에서 풀어내는 것 역시 꽤 잘 했다. 그게 딱히 억지스럽거나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180도 돌아갔다 할만한 변화인데도 어색하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 일관되게 이어지는 관계의 갈등이 해소되는 것으로 끝나는 마무리도 좋다.

아쉬운 것은 저자의 소설풍이 갖고있는 단점 역시 이 소설에 그대로 들어있다는 거다. 메시지를 너무 직접적인 문장을 통해 던진다는 것이 그거다.

심지어 소위 설명충이 등장해 뒷 얘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좀 그렇다. 그래, 그런 설정이었고만. 잘 알겠는데, 그걸 좀 다른 에피소드와 엮어서 조금씩 풀어주면 안됐을까. 주인공에게만 집중했기 때문에 차마 그러기 어려웠다면, 차라리 잘 감춰진 뒷얘기로 비밀스럽게 남겨보는 것은 어땠을까. 갑자기 그렇게 쏟아내 버리는 것은 상황과도 안맞고 이상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