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ing’은 서로 만나 첫사랑을 하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중학생인 희채는 결핍을 앓고 있는 아이다. 부모가 이혼했을 뿐 아니라, 둘 모두가 자신을 떠나 할머니에게 맡겨졌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희채에게 그렇게 잃어버린 부모의 빈 자리는 크다. 그래서 비록 크게 내색하지는 않지만 그 내면엔 부정적이고 우울한 것들도 엿보인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진달래색 아오자이를 입은 여자아이를 만나고, 관심이 가지만 주저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첫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소년, 소녀를 만나다’ 식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흔하고 식상하진 않은 것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서로 각기 다른 방식의 결핍을 가진 것도 그렇고, 그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행동이라던가, 다문화가정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하는 것,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까지 진지하게 바라보고 고민해 볼만한 이야기들을 꽤 많이 담았다. 그렇다고 어색하게 우겨넣은 게 아니라 이야기 속에 잘 어울러내서, 두 사람의 첫사랑을 지켜보면서 자연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의 첫사랑도 잘 그렸다.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지면서도 조심스러워 한다던가, 작은 변화에도 흔들리고 고민하는 마음 같은 것도 잘 표현했다. 그래서 성장기를 거쳤던 사람, 첫사랑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이야기에도 쉽게 공감을 할 만하다.

창작노트가 아니더라도, 작품 내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이 작가의 첫사랑 예찬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당장 두 아이가 서로를 통해 일종의 치유나 안정을 얻는 것만 봐도 그렇다. 왜 이 좋은 걸 안하느냐고 말하는 듯 할 정도다.

그렇다고 그걸 과하게 대단한 것이나, 만능처럼 그리지는 않았다. 나이가 어린만큼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음도 분명하게 얘기한다. 꿈이 무엇이고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잘 몰라 방황하는 것도 꽤 현실적이다.

그러면서도 할 수 있는 걸 찾고, 그를 향해 나아가고,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을 깨닫는 모습을 통해 그 만남을 통해 이들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