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망원경’은 한가지 인연이 엮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일종의 연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세명의 주인공 각각을 개별적인 주인공, 화자로써 다루는 세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도 각각이 서로 꽤나 다른 색을 가진 별개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각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그려지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로 사뭇 다른 사랑을 그리면서도, 크게 되돌아가거나 하는 일 없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꽤나 잘 짰다.

화자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어서, 한 이야기에서는 조금 우유부단해 보였던 사람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매력적인 인물이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인물이 대인배처럼 처신하는 등 나름 바전을 느끼게도 한다. 이것이 단지 화자에 따른 관점 차이에 의한 것이라는 게 재미있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이런 관점차를 이용해 은근히 미스터리한 느낌을 내는가 하면, 사실은 그게 별것도 아니었다는 걸 얘기하는 식으로 나름 흥미 요소도 잘 끌어가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설 속 주인공들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변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내의 차이가 있고 그걸 누가 보느냐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냐하는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달라보이기까지 하는데, 이것이 그들의 이야기 자체까지 로맨스와 인간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등으로 좀 다르게 보이게 한다는 점이 꽤 재미있다.

다사다난한 이들의 인연은 어떻게 보면 좀 안좋게 꼬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랑을 추구하고, 갈구하고, 의심면서 좀처럼 평안을 찾지 못하기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지만, 그것이 이들의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자세나 생각 등을 극명하게 느끼게도 하며 사랑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