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보다 재미있는 민화 이야기’는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 중 하나인 민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표지

민화는 어떻게 보면 좀 애매한 명칭이다. 그림 자체가 가진 특징이나 내용, 시대가 아니라 화가의 계급에 따라 분류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그린 그림’인 민화는 사용한 소재도 많고 그림 양식이나 주제도 각각마다 다르다 할정도로 다양하다. 같은 주제를 그려도 화가에 따라 표현 방식 등 세부가 달라서 더 그렇다.

이런 다양성이 민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민화는 서민들이 그린 그림인만큼 서민들의 문화를 담고있기도 하다. 그 중에는 그들의 생활상에서 비롯된 것도 있고, 신화나 전설에서 온 것도 있다. 이제는 대부분 잊혀져버린 신화나 전설을 민화를 통해서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고 좋다.

그것들은 모두 민화로 다시 그려지면서 민화에 맞게 변형되었는데, 함부로 그릴 수 없는 왕을 표현하는 것들을 어떻게 바꿨는가를 보면 예전부터 참 패러디에 재능이 있는 민족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또 다른 변형 특징 중 하나가 해학과 풍자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들도 무해하고 바보같은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 절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민화는 각박하게 살아가던 당시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개중에는 은근히 권력층을 까는 듯한 표현이 담긴 것들도 있어서 서민들이 그저 권력에 복종하며 살아가던 것은 아니었음도 짐작채 한다. 서민들에 의해 일어난 혁명과 그를 통해 정권이 바뀐 역사가 없고 그런 대부분이 군사 쿠테타였다는 걸 들면서 국민의 자주성이나 독립성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민화를 비롯한 각종 서민 문화에서 드러나는 비판적인 시선들은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다.

책은 여러 민화들을 소개하고 왜 그런 민화를 그렸으며 어떤 마음을 담은 것인지를 얘기한다. 민화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도 잘 설명했는데, 어용화가의 것처럼 원작이 있는 경우엔 그에 대한 설명과 사진도 함께 실어 민화와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한 짧은 책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실려있지는 않지만 민화가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를 알게 해주는데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나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