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는 법의학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살펴보고 분석해본 책이다.

표지

예술 작품을 작품 그 자체가 아닌 그 외의 것들로 바라보는건 사실 그렇게 낯선 것만은 아니다. 이제까지도 그런식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작가의 생애와 시대, 그리고 작품을 그린 배경과 함께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작품에 녹아있는 다양한 것들을 알 수 있어 좀 더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가는 거기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법의학적 지식을 더했다. 그래서 이 ‘법의학적 분석’이라는게 생각보다 낯설거나 하지는 않다. 물론 한편으론 여전히 신기하기도 하다. 그건 예술을 법의학적으로 접근해 단편적인 개별 예술 작품들로부터 그런식의 결론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들은, 일부 급작스럽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납득할만했다.

작가가 법의학을 다룬다고 해서 너무 의학쪽으로만 보려하지 않은점도 좋았다. 그랬다면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역사’라는 ‘이야기’와 함께 했기 때문에 재미도 있었다. 거기에 법의학이 붙은것은 일종의 양념과도 같아서, 전체적으로는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 느낌이었다. ‘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싶달까.

그렇다보니 혹시 작가처럼 다른 전문 분야에서도 전문지식을 살려 예술작품을 분석할 수 있진 않을까도 싶고, 가능하다면 그런것도 보고 싶어졌다. 혹시 그런게 있나 찾아봐야겠다.

아쉬운것은 책에 수록된 일부 사진의 질이 형편없다는거다. 예술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책인데 아무리 그래도 인터넷에서 퍼다 붙인것 같은 도트가 다 드러난 그림을 사용한건 좀 너무하지 않나. 설사 작품이 소실되었더라도 여러 사진 자료라도 남아있을텐데 좀 무신경했던 것 같다.

p25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도 있고 좋았지만, 몇몇 튀는 저질의 그림들이 옥의 티와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