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광장 사막’은 요즘엔 보기 드문 우화집이다.

표지

이 책은 당초 ‘숲’으로 나왔던 것인데, 분량 면에서 조금 아쉬웠는지 거기에 광장과 사막을 더해 지금의 책으로 재탄생했다. 말하자면 확장판인 셈이다.

저자는 그걸 그냥 그대로 살려서 책 제목도 각각을 나열한 형태로 짓고, 본문도 마치 원래는 나누어져있던 것을 이어 붙인듯이 구성했다. 그리고 각각이 끝날 때마다 작가가 이 책을 만들면서 담은 숨은 의도를 짧막하게 적어뒀는데, 이런 구성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야기도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우화집에 기대했었던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좋다. 우화집인만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인간들은 꽤 특징적인데,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도 우화다웠다.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 던지는 현실을 꼬집는 생각거리도 좋다. 딱히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니다만, 그만큼 여운은 더 진하게 남아서 한동안 생각해보게 만든다.

책에서 보여주는 이야기 속 상황 중엔 다른 이야기에서는 또 다르게 얘기되었던 것도 있다. 그걸 아는 사람에겐 익숙했던 이야기를 살짝 다른 시선으로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기존의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와 책 속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 사이에서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더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들은 어찌보면 답답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 답이 없어서다. 그래도 그렇게 사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어서 그 답답함이 안좋게 다가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책 두께에 비해 단숨에 볼 수 있는 책이지만, 중간 중간 확실하게 쉬어 가면서 던져진 문제들을 생각해보며 읽어보면 더 좋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