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 사총사의 지옥 대탐험’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아이들이 저승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아이들에게도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어른들이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전부를 걸만큼 심각하고 진지한 일이다.

소설 속 4총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의문스러운 사람이 수상한 제안을 했을 때도 금세 혹해 버렸고 앞뒤도 생각하지 않은채 저승으로 가 버린거다.

그래도 참 강단이 있다. 전혀 포기하거나 하는 일 없이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또한 기왕 이렇게 된거 당초의 목적 역시 이루자는 잔망스런 이야기까지 꺼낸다. 그렇게 저승 대탐험이 시작된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저승, 즉 염라대왕이 있는 사후 세계는 불교의 것에 가깝다. 그곳에서는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 다양한 사연의 영혼들이 각지에 흩어져 있으며 죄를 씻고 윤회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저승의 세계관이 그러한 것은 저승이 또 다른 삶으로써의 사후세계 그 자체로써 의미를 갖기보다는 현세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승 영혼들이 받아야 하는 벌이나 후회는 살면서 하거나 또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얘기해주며, 그래서 저승 이야기는 자연히 현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된다.

사총사들의 이야기는 더 그렇다. 애초에 이들이 가진 문제가 현실에서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들은 갖고있던 갈증을 해소하고 또 성장하게 된다. 소설은 그 과정을 저승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풀어냈다.

물론, 이야기의 완성도는 좀 아쉽긴 하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사연에 다소 무리한 면이 있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의 순서도 그리 좋지 않아서다. 미리 복선이나 편린을 깔아두지 않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지 좀 이상하고 어색해보이는데, 나중에 전체 사연이 드러나고 나면 설명이 되긴 한다만 앞에서 미리 좀 언급이 되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들이 저승의 다양한 지역을 해쳐나가는 것에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저승의 주민들은 뭔가 결여되어 있고 그래서 그것을 강하게 바란다. 예를 들어, 맛난 걸 먹고 싶다던가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던가 그런 거 말이다. 이들의 이런 점을 보다 부각해서 왜 아이들에게 협조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되는 흐름을 썩 자연스럽게 짜지 못했다. 이는 탈출에 큰 역할을 하는 인장의 활성화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도 꽤 볼만했다. 작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그려지지만 불교 세계관의 저승은 그 특징이 굉장히 뚜렷하기 때문에 매력적인데, 이 소설 역시 그러한 면모를 꽤 잘 살려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