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의 ‘네 명의 할머니(Freaky Families)’는 개성강한 할머니들과 망썽꾸러기 두 아이의 시끌벅적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

이 가족은 정말 이상하다. 할머니가 무려 네 명이나 되는 것부터가 그렇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결혼하기 전에 한번 이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양쪽의 친가와 외가의 할머니 두 분씩, 총 네 분이 생긴거다.

이 네 명의 할머니는 각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그런 할머니들에게 잠시 집을 비우게 된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물어보면서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두 아이는 정말이지 장난을 그대로 뭉쳐논 듯한 녀석들이다. 발명을 한다며 집안의 물건들을 이것저것 모아다가 붙여놓는 에르그도 그렇고, 몸집은 커다라면서도 칠칠지 못해 온 집안을 부수고 다니는 에밀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할머니들이 걱정스러워 모두 모이게 된 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실제로 할머니들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안이 엉망이 될 정도로 사건이 일어나니 말이다.

우연히 만들어지게 되는 ‘소원을 이뤄주는 기계’도 꽤 흥미로웠는데, 에르그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꽤 잘 풀어냈다. 거기에 ‘마법 지팡이’를 잘 활용하기도 했는데,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 아이템이란게 한국에선 그리 흔한 소재가 아니라서 좀 낯설기도 했다. 그래도 유쾌한 이야기에 형제가의 우애라던가 가족간의 관계 등을 담아 재미있게 잘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한국어 판에 수록된 ‘사타케 미호(佐竹 美保)’의 삽화는 마치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하기도 해 꽤 매력적이기도 했는데, 다만 원작의 내용과 조금 다르게 그려져서 아쉬움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