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에서 굿즈까지’는 1990년대 이후 동아시아 현대미술에서 있었던 일들과 그에 대한 평을 담은 책이다.

표지 3D

이 책은 전혀 대중적인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현대미술에서 있었던 몇몇 주요할 만한 일들에 관해 기술하고 그에 대해 평한 논문에 가깝다. 그래서 꽤 어렵다.

내용도 그렇지만, 문체도 그렇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의견, 저서 내용을 소개한 것은 거의 외국어를 그대로 한국어로 옮겨놓은 것 같은 데다, 저자 자신이 쓴 문장도 이게 무슨 말이야 싶은 게 많다. 그래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 기왕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낸 책이니 문장을 좀 쉽게 다듬었으면 좋았으련만 아쉽다.

내용 자체는 꽤 의미가 있다. 삼국의 현대 미술사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그렇고, 그게 어떠한 전략이었는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한 것도 살펴볼 만하다. 다만, 일부는 왜 그렇게 평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거나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작가가 굳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게 있나 싶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 이게 전문가와의 시각 차이인가 싶기도 했다.

여러 미술품에 관해 얘기하므로 작품 사진도 꽤 실었는데, 언급하는 작품을 모두 담지는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뭘 두고 그런 얘길 하는 건지 선뜻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제목도 한국어로 번역한 것만으로는 쉽게 찾을 수 없는것도 있어, 영문 제목도 같이 표기했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들었다.

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집어 들어 열심히 보긴 했지만, 쉽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워낙 이런 책은 귀하니, 관심이 있다면 두고서 천천히 곱씹으며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덧붙여, 책 내용 중 일부 사실을 적시한 것에 오류가 있는데 인터넷에 ‘[정정 알림] 공지‘가 있으므로 참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