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 카터(Ally Carter)’의 ‘어린 스파이에게 불가능이란 없다(Only The Good Spy Young)’는 ‘스파이 걸스 시리즈(Gallagher Girls Series)’의 4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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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콧대 높은 부잣집 소녀들의 기숙학교지만, 실제로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파이 양성 학교인 갤러허 아카데미.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10대 소녀 4명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이 소설은, 또한 ‘스파이’라는 요소를 제대로 그려낸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이번 책에서는 ‘카멜레온’이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남의 눈에 띄지 않는 비범한 2대 갤러허 학생 스파이 ‘케미 모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다가 비밀조직과의 싸움이라는 스파이 이야기에서 클라이막스와 같은 이야기를 다룬다.

이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흥미로운데, 작가가 4명의 소녀 주인공들과 그들 주변의 인물들, 그리고 학교와 비밀을 다루는 방식은 굉장히 훌륭하다. 짧은 등장 속에서도 각 인물들을 대부분 개성있게 그린 것도 좋았다.

한마디로 전체적으로 맘에 든다. 소설을 읽으면서는 딱히 단점으로 꼽고 싶을만한 것이 없을 정도니까. 굳이 꼽자면 ‘갤러허 아가씨’라고 느끼하게 얘기하는 잭의 말투 정도?

좀 더하자면 암호에 대한 상세를 생략해버려 그게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있다. 셜록 홈즈의 춤추는 인형 암호처럼 정체를 밝혔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달까. 너무 허접해서 김이 새거나 암호해독에 너무 시간을 소모할까봐 생략한 것 같긴 하지만, 힌트를 봤을 때 전혀 감을 잡지 못했었는데 그 후 갑자기 깨닫게 되는 것도 조금 어색하긴 했다.

하지만, 수수께끼 풀이를 주요하게 다루는 추리물이 아니라 스파이물이고, 또 요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여러번 강조한 바 있기 때문에 대충 그러려니하고 넘어도 좋을 정도였다.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에는 특별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끝내 소녀소녀한 이야기로만 그치고 마는 것들도 많은데, ‘스파이를 소재로 한 소녀 소설’이 아니라 ‘소녀가 주인공인 스파이 소설’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들의 나이를 10대 후반으로 설정한 것도 아주 적절했다. 아직 어리다는 범주에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아직 사회적으로 어른의 대접을 못받을 뿐 충분히 성숙했다고도 할 수 있기에, 조금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거나 거기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더라도 훈련에 따라서 충분히 그럴법 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중에 등장하는 비밀들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것이나, 다음 권으로 이어질 비밀을 떡밥처럼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것들이 이야기를 계속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하며, 또한 다음권에 대한 기대도 계속 이어지게 만든다.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을 수 없다’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들은 과연 무엇이며 그것들은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 앞으로 캐번 서클과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