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 카터(Ally Carter)’의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거야(Out of Sight, Out of Time)’는 ‘스파이 걸스 시리즈(Gallagher Girls Series)’의 5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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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시리즈는 한국에선 일단 ‘어린이 소설’로 분류해 나오고 있기는 하다만 실제로는 그보다는 좀 더 성숙한, 청소년에서 청년 사이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다. 소위 ‘영 어덜트 소설(Young Adult Fiction)’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다루고 있는 소재나 주제도 어린이 소설에 비하면 더 무거우며, 이야기의 짜임새도 꽤 신경써서 쓴 편이다. 실제로 초반에 이야기에 흥미를 갖도록 미스터리한 비밀들을 풀어놓는 것 뿐 아니라 그 후 그것을 풀어가는 것도 잘했다. 그 과정 역시 크게 무리하거나 하지 않아 몰입해서 보면서 따라가는 맛도 있었다.

이번 권에서는 ‘케미 모건’이 기억을 잃은 상태로 등장하면서 대체 전권과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중간 중간에 독자를 홀리게 만드는 떡밥 요소들도 꽤 집어넣어서 혹시 이런 일이 있진 않았을까? 만약 이랬다면? 사실은 이런 공작이 있었다면? 하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기도 했다.

소재로 한 ‘스파이’도 꽤 매력적으로 잘 보여준다. 물론 소설에서 보여주는 스파이는 모습이나 활동 등이 실제 스파이의 그것과는 꽤 다르겠지만, 영상과 문학 등을 통해 이제는 어느정도 정형화된 일종의 직업 판타지물로서의 스파이를 정말 잘 그려냈다. 거기에 기존의 스파이물과는 다른 요소들은 이 작품만의 매력도 느끼게 한다.

시리즈물은 갈수록 익숙해지면서 재미는 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계속해서 이런 재미를 주는것에 감탄이 나온다.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