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온 왕국과 하늘을 나는 아이들’은 불연듯 떠나게 된 판타지 세계에서의 모험을 그린 창작동화다.

표지

꽤나 전형적인 아동 판타지 소설이다. 낯선 세계에 들어가 그곳에 닥친 위기를 친구들과 함께 해처 나가며 종국에는 대 활약을 펼쳐 일약 유명인이 되지만 결국은 환상의 세계에 안주하지않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는 다소 전형적인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매개로 동화 속 세계로 떠난다는 설정도 그렇다.

이렇게 기존의 유명 판타지에서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소재, 이야기 형태를 하고 있기에 이 소설은 처음 접하면서도 꽤나 낯익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단지 그것만으로 재미가 떨어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만의 판타지 세계를 나름 개성적으로 그려냈기에 더 그렇다. 한국인 작가가 썼기에 이 소설 속 세계에는 한국적인 요소들도 꽤 많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한글을 이용한 말장난과 의미 만들기 같은 게 그렇다. 상형문자라 그림같기도 하여 한자를 부적이나 주문처럼 쓰는 경우는 많아도 한글은 소리글자라서 그런지 그렇게 쓰는 경우는 잘 없는데, 나름 크게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잘 그려낸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마왕과의 전투라던가 하는 부분은 역시 좀 억지로 순화시킨 느낌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 싸움의 전개나 결말이 썩 와닿지 않는달까. 이건 주인공 ‘원흥’의 활약도 뭔가 미묘하게 느끼게 한다.

그 외에도 삽화가 글로 묘사한 것과 미묘하게 다른 점, 동화에 담으려고 했다는 우리 말과 글을 잊어가는 것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썩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그런 메시지를 전제로 썼으면서도 몽골어에서 온 귀화외래어 ‘가리온’을 썼다는 점 등도 좀 아쉽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